TRPG 자작룰 : 공백은 여기에 있습니다
+ 2023. 4. 3 종이책 판매 공지 ▷ [Link]
[____]과 함께라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곤 하지.
☞ 들어가며
『공백은 여기에 있습니다』 는 규정할 수 없는 존재와의 동거를 주제로한 TRPG 자작룰입니다. 편의상 이 규정할 수 없는 존재를 '공백'이라고 부릅니다. 공백은 어느 날 당신(PL, 혹은 PC)에게 찾아왔습니다. 외계인처럼 하늘에서 내려오거나, 유령처럼 갑자기 침대 밑에서 나타났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난 당신이, 식탁에 앉아 신문을 읽는 그의 모습을 목격하는 게 첫만남일지도 모르죠. 어떤 경우라도 당신과 공백은 함께 살아갑니다. 그가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했을수도 있고, 당신이 그에게 흥미를 느껴 받아들일 수도 있겠죠.
약칭은 『공백룰』입니다.
☞ 필요한 것
『공백은 여기에 있습니다』 의 시나리오, 행동지문카드, 주사위 6면체와 8면체, 그리고 TRPG를 할 사람입니다. 인원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행자없이 혼자 플레이할수도 있고, 여러명이 함께 해도 괜찮습니다. 필수는 아니지만 PC(플레이어 캐릭터)를 따로 구상해서 반응을 상상하며 놀 수도 있습니다.
☞ 공백에 대해서
공백은 규정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의 모습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다른사람들은 이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누군가 공백을 목격했다고 해도, 당신과 다른 모습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백은 당신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습니다만, 당신은 그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존재의 이름은 공백으로 남아버렸습니다. 공백과 대화가 통하는 건지도 사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의 몸짓이나 음성, 표정(아마 당신이 보는 곳이 얼굴이 맞다면) 등에서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과 공백, 서로는 분명 다릅니다. 그리고 그건 공백에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공백도 당신의 행동이나 상황을 오인하거나 잘못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백의 행동은 좀처럼 예측할 수 없습니다.
☞ 공백을 대하는 태도
당신이 공백을 대하는 태도에따라, 이야기의 성격이 변할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몇가지 예시입니다.
- 외계인이나 유령, 괴물처럼 취급합니다.
- 이해하기 어렵지만 함께 생활하는 동거인으로서 대합니다.
- 자신의 정신이 만들어낸 환상으로 여깁니다.
- 이미 죽은 소중한 사람이 돌아온 것으로 착각합니다.
- 흥미를 가지고 관찰대상으로 여깁니다.
☞ 시나리오
공백과 함께 한 이후로 겪는 일상을 다룹니다. 생활에서의 평범한 문제를 다룰 수도 있지만, 공백만큼이나 기이한 일을 겪기도 합니다. 그 일이 공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지는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아래에 2개의 시나리오를 예시로 공개합니다. 문서를 전부 읽은 후 플레이하는 걸 권합니다. 엔딩까지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 주말의 팬케이크 』
공백과 단란하게 팬케이크를 굽는 이야기입니다.
아주 일상적인 장면만 다루고 있습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
나른한 주말, 당신과 공백은 점심 메뉴를 두고 고민합니다. 냉장고를 열어봅니다만 마땅한 게 없네요. 조금 짓무른 딸기와 달걀, 우유, 버터... 아, 팬케이크를 만들면 어떨까요? 공백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편의상 상황을 파트로 나눠서 제시합니다.
Q. 그런데, 당신... 팬케이크 만들 줄 아나요? 어렵지 않으니 걱정할 건 없답니다! 우리에겐 인터넷이 있잖아요?
> 상황 제시 후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서사적으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만 상상력을 자극할 요소가 있다면 더 즐겁지 않을까요?
Event 1
당신은 공백에게 방금 떠올린 점심메뉴를 선언합니다. 폭신폭신한 팬케이크에, 딸기를 잔뜩 올려서 먹으면 어떨까요? 공백이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긴 합니다. 그의 반응은...? [카드선택]
> 여기서 행동지문카드를 뽑아서 공백의 반응을 결정합니다. 카드는 물론 랜덤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카드의 내용을 확인하면, 이제 플레이어가 수습의 방법을 선언합니다. 선언이 끝나면 1D6주사위로 난이도를 결정하고, 1D8주사위로 성공 여부를 정해봅시다. 이제 다음 내용으로 넘어갑니다.
Part 2
아무튼, 공백도 점심으로 팬케이크를 먹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공백은 당신이 계량 하는 동안 우유를 데웁니다. 준비한 가루를 체 쳐서 그릇에 담고, 달걀도 하나 까서 넣고... 이제 굽기만 하면 되겠네요! 공백은 빈 우유갑과 달걀 껍데기, 그리고 늘어놓은 재료들을 정리합니다.
Q. 동거인이 요리하는 중간중간 주방을 정돈해주고 있네요. 당신 혼자 요리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나중에 한꺼번에 치우는 편인가요?
Event 2
팬케이크를 굽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립니다. 급하게 전화를 받고 돌아오니 반죽이 타버렸네요. 난처한 와중에 공백이 쓰레기를 정리하고 돌아옵니다. 그는 검게 탄 반죽을 보고... [카드선택]
Part 3
첫 번째 반죽 굽기는 실패했지만, 다음 반죽은 잘 구워냅니다. 폭신폭신한 팬케이크를 쌓아서 접시에 담아봅니다. 딸기도 잔뜩 올리고요. 아, 마실 것도 꺼내 볼까요?
Q. 당신은 어떤 음료를 좋아하나요?
Event 3
팬케이크를 담은 접시 두 개를 들고 식탁으로 가는데, 하필 싱크대에 올려둔 음료병과 부딪치고 맙니다. 금방이라도 바닥에 쏟아질 듯 아슬아슬하게 세워지고 말았네요. 손에 접시를 든 당신은 다급해져서 옆에 있는 공백을 부릅니다. 공백은... [카드선택]
Part 4
음료는 결국 엎어져서 그걸 닦아야 했나요. 아니면 운 좋게도 엎지르지 않을 수 있었습니까? 어느 쪽이든 이제 점심을 먹읍시다. 식사 한번 하기 참 어렵네요. 그렇죠? 그래도 냉장고 속의 딸기를 해결했으니 그걸로 만족하자고요.
Q. ...진짜로 만족할 수 있습니까?
Event 4
공백이 팬케이크의 첫조각을 먹어봅니다. 그의 반응은... [카드선택]
END
팬케이크는 무사히 먹었습니까? 혹은, 감당하기 난해한 일이 일어났습니까. 어느 쪽이든 공백은 여기에 있습니다.
공백은 당신과 주말을 보내서 [ ]고 말했습니다.
『 어둠을 삼키는 방법 』
비 오는 밤의 이야기입니다.
약간의 기괴한 묘사를 포함합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
사납게 비가 쏟아지는 밤입니다. 낮부터 뉴스에서는 저녁부터 폭우가 쏟아질 거라며 재차 강조했지요. 오늘의 빗줄기는 어딘가 결벽적인 면이 있습니다. 건물 외벽의 먼지 한 톨조차, 쓸어낸다기보단 부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창밖의 풍경은 더없이 어두워서, 빗줄기의 모습만이 검은 세상을 더럽히는 하얀 빗금으로 남습니다.
Q. 당신은 비 오는 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Event 1
온 세상이 번쩍입니다. 흉포한 천둥소리와 함께 탁, 불이 나갑니다. 정전인가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집안의 공기는 더없이 적막해져서 습기를 머금고 추락합니다. 다시 천둥소리와 함께, 선명한 번개가 내려칩니다. 방안이 번쩍거립니다. 무언가 당신 바로 앞에 서 있습니다. 그는... [카드선택]
Part 2
다시 천둥이 칩니다. 번쩍거리는 빛에 드러난 공백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신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요. 일단 핸드폰으로 불을 켰지만, 배터리가 애매하네요. 다른 주변을 밝힐만한 것을 찾아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Q1. 집에서 양초나 손전등을 보관하고 있습니까?
Q2. 둘 다 없다면 다른 불을 켤만한 물건이 있을까요?
Event 2
양초나 손전등을 찾아봅니다. 핸드폰으로 서랍을 이리저리 비추는데 보이지 않네요. 순간 따끔한 느낌이 듭니다. 서랍을 뒤지다가 무언가에 찔린 것 같아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공백이 옆으로 다가옵니다. 도와주려는 걸까요? 공백은... [카드선택]
Part 3
양초, 혹은 손전등을 찾아냈습니다. 집안의 모습을 그럭저럭 분간할 수 있게 되었네요. 우선 거실을 둘러봅니다. 항상 봐온 가구들, 익숙한 벽지가 보입니다. 하지만 어둠에 그늘진 모습이 낯설기도 하네요. 왠지 시야가 가물거리는 기분입니다.
Q1. 당신은 어둠을 두려워합니까?
Q2. 어둠이 두렵지 않다면, 무엇이 두렵습니까?
Event 3
이상합니다. 불을 켰는데, 점차 집안의 모습이 도로 사라집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온 모든 일은 허상에 불과한 게 아니였을까 싶어집니다. 어지럽습니다. 비가 내리는 건 밖인데도, 집안에 물이 들어찬 듯 점점 숨이 막혀옵니다. 빗소리와 천둥소리가 귓속에서 요동치는 것 같습니다. 이상해지는 상태 속에서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습니다. 사납게 쏟아지는 비에 쓸려가는 구정물은, 다른 게 아니라 마치 당신이 된 것 같습니다. [카드선택]
Part 4
공백은 당신 곁에 섭니다. 그는 마침내 무언가를 이해한 듯 보입니다. 손으로 추측되는 것을 내뻗어 허공을 휘적거리는가 싶더니,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을 꽉 움켜쥡니다. 하지만 그가 움켜쥠과 동시에 어둠이 천 자락처럼 쩌억 갈라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어둠은 질기고 모호해서, 우리에게 언제나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아서, 기분 나쁜 파편과 함께 찢겨 나갑니다. 그는 크게 아가리를 벌리고 그 검은 것을 먹어 치웁니다. 씹는 소리가 납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입니다.
Q. 어둠이 삼켜질 수 있는 것일까요?
Event 4
...기이한 식사를 마친 공백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카드선택]
END
공백이 손뼉을 칩니다. 온 사방에 고요함이 내려앉습니다. 세상의 어둠은 빗물과 함께 쓸려내려간 듯 잠잠해집니다. 언제... 아침이 된 거죠? 사실, 당신은 꿈을 꾼 게 아닐까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었잖습니까. 공백은 평화롭게 테이블에 앉아, 아침 신문을 읽습니다.
공백은 당신이 느낀 두려움을 [ ]고 생각합니다.
☞ 행동지문카드
『공백은 여기에 있습니다 』 는 동거하며 생길 수 있는 문제 상황에서 '공백'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수습하거나 받아들이는 롤플레잉을 하는 놀이입니다. 시나리오에서 플레이어는 문제 상황(Event)을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크고 작은 사건과 마주할 때처럼, 공백도 문제 상황에 반응합니다. 이 때 사용하는 것이 행동지문카드입니다.
행동지문 카드는 총 10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카드에 기입된 지문은 공백의 행동입니다. 플레이어가 무작위로 고르는 카드가 곧 공백의 반응이 되는 겁니다. (ORPG에서는 1D100으로 카드를 고릅니다.) 말그대로 예측할 수 없고, 규정할 수 없는 존재의 모습입니다. 공백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무시해도 무방한 수준부터, 아주 위험한 행동까지 폭이 넓습니다. 더러 정말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 행동지문카드 목록
-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 당신을 밀어냅니다.
-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 당신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립니다.
- 갑자기 사라집니다.
- 칭찬합니다.
- 침묵합니다.
- 애원합니다.
- 반성합니다.
- 사과합니다.
- 감사를 전합니다.
- 걱정합니다.
- 성가셔합니다.
- 화를 냅니다.
- 당신의 행동에 흥미를 보입니다.
- 굉장히 기뻐합니다.
- 당신을 소중하게 바라봅니다.
- 박수를 칩니다.
- 휘파람을 붑니다.
- 웃습니다.
- 눈물을 흘립니다.
- 집착합니다.
- 무릎을 꿇습니다.
-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 당신에게 키스합니다.
-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 당신에게 약속을 요구합니다.
- 당신에게 증명을 요구합니다.
- 당신을 불신합니다.
- 알 수 없는 소리를 냅니다.
- 편지를 씁니다. 단 한글자도 알아볼 수 없는 글을 써서 당신에게 전합니다.
- 노래합니다. 어떤 노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책을 읽어줍니다. 당신이 아는 그 책의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요.
-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상황상 넣을만한 물건이 없으면 아마 당신을 집어넣으려고 할겁니다.)
- 벽을 걷어찹니다.
- 물건을 던집니다.
- 물건을 부습니다.
- 당신을 위협합니다.
- 당신의 입을 틀어막습니다.
- 당신의 귀를 막습니다.
- 폭력을 휘두릅니다.
- 자해를 합니다.
- 당신을 두려워합니다.
- 벽에 노크합니다.
- 당신에게 식사를 권합니다.
- 당신에게 목욕을 권합니다.
- 당신을 토닥입니다.
- 요리를 합니다.
- 세탁을 합니다.
- 청소를 합니다.
- 휴지를 가져옵니다.
- 냉장고에서 마실 것을 꺼내줍니다.
- 담요를 가져와서 둘러줍니다.
- 머리를 빗질해줍니다.
- 당신 손등에 핸드크림을 짜줍니다.
- TV리모콘을 찾아줍니다.
- 세탁 세제를 가져옵니다.
- 토끼모양으로 사과를 깎습니다.
- 빨래를 걷습니다.
- 이불을 정돈합니다.
- 달걀을 삶습니다.
- 사진을 찍습니다.
- 종이에 보이는 상황을 스케치 합니다.
- 인형을 쓰다듬습니다.
- 나뭇잎을 주워옵니다.
- 꽃을 꺾어옵니다.
- 당신 옷에 하트모양으로 자수를 넣습니다.
- 당신 손에 식칼을 쥐어줍니다.
- 정체불명의 고기를 가져옵니다.
- 방안에서 벌레를 발견합니다.
- 벽에 페인트를 바릅니다.
- 자신의 얼굴을 가립니다.
- 졸고 있습니다.
- 갑자기 옷을 벗습니다.
- 아픈 듯 몸을 웅크립니다.
- 손가락을 튕깁니다. 갑자기 온 사방이 캄캄해집니다.
- 가만 서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주변만 검게 그을립니다.
- 입으로 추측되는 것을 벌립니다. 붉고 진득한 것이 넘실거립니다.
- 몸이 산산 조각납니다.
- 두 명이 됩니다.
- 신체가 조각조각 나뉩니다.
- 손끝부터 불씨가 퍼져 그의 몸이 타오릅니다.
- 몸에서 꽃이 핍니다.
- 갑자기 투명해지더니 몸이 물처럼 흘러내립니다.
- 의식을 잃습니다.
-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합니다. "달이 곧 사라질거야."
-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무엇을 원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 화분을 돌봅니다. 그런데 저런 화분이 집에 있었나요?
- 피아노를 칩니다. 그런데 저런 피아노가 집에 있었나요?
- 당신의 손을 잡고 왈츠를 추기 시작합니다.
- 몸이 허공에 떠오릅니다.
- 시계를 가리킵니다. 확인해보니 갑자기 5시간이 지나있습니다.
- 시계를 가리킵니다. 확인해보니 갑자기 12시간 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 보이지 않고, 그가 있어야할 자리에 처음보는 낯선 사람이 서있습니다.
- 손목이 잘린 채 나타납니다.
- 현금 5천만원을 들고 나타납니다.
- 고양이를 안고 나타납니다. 우리집 고양이가 아닙니다.
- 당신의 손을 꼭 잡고 무언가를 강조합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수 없지만요.
-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막연히 느껴집니다.
한번 뽑은 카드는 그 번호를 따로 기록해둡니다. 이유는 공백의 이름 항목에서 설명합니다.
☞ 수습과 주사위의 사용
문제 상황에 비해 당신이 뽑은 행동지문 카드가 쌩뚱맞아서 웃긴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고, 혹은 기괴하고 무서운 행동이 나와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주도권은 당신에게 있습니다. 당신이 생활에서의 문제와, 공백의 반응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롤플레잉의 주제니까요. 이걸 '수습'이라고 지칭합니다. 플레이어는 수습의 내용을 발언하거나 서술합니다. 이 문제를 당신이 잘 수습했는지는 다이스를 통해 결정합니다. 6면체 주사위와 8면체 주사위를 사용합니다. 6면체 주사위로 난이도를 정하고, 8면체 주사위로 성공여부를 정합니다. 8면체의 값이 6면체 이상이면 성공입니다.
☞ 행동의 해석
당신이 수습하는 내용을 풍부하게 정하고 싶다면, 앞서 '왜 공백이 이런 행동을 했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부분은 게임의 진행자가 시나리오의 내용과 어울리게 제시해줄 수도 있고, 탁의 인원들끼리 의견을 내면서 행동의 이유를 추측할 수 도 있습니다. 아래는 추측에 도움이 되는 몇가지 예시입니다.
- 공백은 지금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 공백은 자신의 행동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있습니다. 즉, 일부러 그렇게 행동한겁니다.
- 공백은 당신과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에게 이 상황이 위협적일지도(혹은 평화로울지도) 모릅니다.
- 공백은 당신의 반응, 혹은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심하게 오인했을지도 모릅니다.
- 어쩌면 이 상황에는 또다른 미지의 존재가 있고, 공백이 그것과 접촉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 공백의 존재 자체가 이 문제 상황의 한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상황과 그의 행동이 전혀 관련없어 보인다해도요.
☞ 수습의 실패
판정에서 실패했다면, 한번 더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번 이상의 실패를 겪을 경우 ― 공백이 당신의 대처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공백은 당신을 이해하기 위해 새로운 소통방법을 고려합니다. 따라서 패널티로 새로운 행동지문카드를 1장 추가합니다. 카드의 내용은 자유롭게 정해보세요! (ORPG의 경우 앞으로 카드를 뽑을 때 1D100에 새로 만든 행동지문카드의 수를 추가해서 다이스를 굴립니다.) 페널티로 카드를 새로 추가했다면 시나리오의 다음 진행으로 넘어가도 좋습니다.
☞ 엔딩에서의 결론
『공백은 여기에 있습니다』의 시나리오는 엔딩 후 한 줄의 문장을 플레이어에게 제시합니다.
공백은 당신을 [ ]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마다 문장의 구성은 다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결론이 될 수 있는 공란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 공란을 채우는 건 플레이어의 권리입니다. 진행했던 세션의 내용을 상기하면서 공백에 대한 것을 당신이 결정해보세요. 이 결론은 다음 세션에서도 쓰임이 있습니다.
☞ 결론의 쓰임
다음 세션에서 마주한 문제상황에서, 플레이어는 결론을 사용해서 상황을 무마할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이전 세션에서 공란에 '친절하다'라고 적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공백은 당신을 [친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을 친절하다고 생각하는 공백은, 당신의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고 카드에 적힌 행동을 실행하기 미안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려던 행동을 멈춤으로서 당신이 수습 할 필요를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사용한 결론은 다시 사용하지는 못합니다.
☞ 공백의 이름
혹시 1에서 100까지의 행동지문카드를 (혹은 패널티로 추가한 카드까지) 전부 뽑아봤나요? 정말 놀랍군요. 당신은 이제 공백과 아주 긴시간을 함께한 셈입니다. 그런 당신이라면, 부를 수 없던 공백의 이름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부르는 발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당신과 공백에게 있어서 그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모든 행동지문카드를 뽑은 플레이어는 공백의 이름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공백' 대신 그 이름을 기입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하여 이 이야기는 당신이 완성한 것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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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플레이어 시트를 함께 배포합니다.
멋진 시트 디자인은 재녘님(@wosuz_b)께서 해주셨습니다!
사본을 만들어서 작성해 주시고, 용도 이외에는 사용하지는 말아주세요. [Link]
이쪽은 후기폼입니다.
이야기 남겨주시면 제가 즐겁게 읽습니다!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