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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은 여기 있습니다/시나리오

[공백룰]재구성의 주어

공백룰 세션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카드입니다.

 

 

INFO

의식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다소 난해한 내용입니다.

신체 분리 묘사를 비롯한 그로테스크한 표현을 포함합니다.

(신체를 '절단하는 행위'의 묘사는 아닙니다.)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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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BGM▷ [Link]

 

 

 

 

 

Part 1

오늘의 공백은 거꾸로 서서 생활했습니다. 발이 천장에 붙은 채 돌아다니고, 신문도 보고 커피도 마셨다는 말입니다. 어째서인지 평범하게 식탁 옆에 놓여있던 의자마저 공백을 따라 천장 벽면에 붙어있군요. 다행이라고 할지, 커피도 마찬가지라 당신이 뜨거운 액체를 뒤집어쓸 일은 없었습니다. 이런 점만 빼놓으면 평범한 날입니다. 아마.

 

 

 

Q1. 최근에 인상 깊게 다녀온 장소가 있습니까?

Q2. 왜 물어보냐고요? 글쎄요...

 

 

 

Event 1

공백이 신문을 접고 천장에서 내려옵니다. 정확히 설명하면― 벽면이 마치 육면체 큐브처럼 반 바퀴 돌아갑니다.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일은 그와의 생활에서 흔한 사건이죠. 아, 걱정 마세요. 그런 변화에도 집은 조금 전과 별 다를 바 없습니다. 천장에서 내려온 직후, 공백은... [카드 선택]

 

 

 


 

 

 

Part 2

공백과 마주하고 난 후, 문득 주변을 살피니 이상합니다. 바닥이 시야에서 너무 가까이 있습니다. 또, 천장은 너무 멀리 있고요. 당신의 눈동자는 실내 사물의 너무 낮은 지점을 바라봅니다. 

 

 

 

Q1. 당신은 본인의 신장에 만족하는 편입니까?

Q2. 어린 시절, 키가 작아서 느꼈던 고충을 아직 기억하시나요.

 

 

 

Event 2

무엇이 문제인지 뒤늦게 인지합니다. 머리 아래의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척추와 근육, 당신을 구성할 신체에 대한 감각을 소실합니다. 지금 당신은 목만 남아있습니다. 목 아래의 어깨와 몸통이 없습니다. 머리만 덩그러니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공백이 당신을 내려보다가 당신의 머리를 주워듭니다. 그리고 공백은... [카드선택]

 

 

 


 

 

 

Part 3

공백의 손에 들려 바라본 주변의 풍경은, 당신이 [Part 1]에서 대답한 공간의 모습입니다. 언제 변한 걸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그 장소였는데, 눈치채지 못한 쪽이 당신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당신이 떠올린 공간이 어디든 기억과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공백은 당신이 본 적 없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Q1. 두렵습니까?

Q2. 누군가는 무엇을 두렵다고 물어보는 것인지 궁금할 수도 있겠군요.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현재 당신의 상태, 이질적인 공간, 그리고 공백에 대해서도요.

 

 

 

Event 3

공백이 들어간 방은 어둡습니다. 단정한 어둠 속에 식물의 외곽선만 예리하게 공간을 가르고 있습니다. 너무 어두우니 이 공간이 얼마나 좁은지, 혹은 넓은지 분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공백은 조용히 그 안으로 몸을 담급니다. 그가 걸을 때마다 신체의 움직임이 당신의 머리에 전해집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바닥에도 잔디가 있는 모양이군요. 그러던 중 공백이 갑자기 멈추어 섭니다. 그는...  [카드선택]

 

 

 


 

 

 

Part 4

공백이 길게 늘어진 잎사귀를 걷어냅니다. 그 너머에는 둥근 형태의 공터가 있습니다. 공터의 한 가운데에는 거대한 그림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변 나무에 마치 실타래처럼 얽혀든 창백한 덩어리는 애벌레의 고치와 매우 흡사합니다. 크기는 훨씬 거대하지만요. 안에 어른 한 명은 충분히 들어가겠습니다.

 

 

 

Q. 곤충, 좋아하시나요?

 

 

 

Event 4

고치가 마치 호흡하듯 크게 부풀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합니다. 인위적인 형태와는 확연히 다른 독특한 질감이 느껴집니다. 여러겹으로 말린 표면이 갈라집니다. 완전히 녹아내렸다가 전혀 다른 형태를 지니게 되는 애벌레처럼― 안에 든 것도 물렁하게 녹아내렸던 모양입니다. 다소 축축하고, 투명하게 속이 비칩니다. 그것은 당신의 남은 몸통입니다. 공백은 그 덩어리를 조심스럽게 움켜쥐다가... [카드선택]

 

 

 


 

 

 

Part 5

당신의 신체가 서서히 마르면서 불투명해집니다. 머리가 없는 몸은 평소라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축 늘어져 있습니다. 공백이 잘 들어보려고 해도, 이리저리 관절이 꺾이면서 가누기 어렵습니다. 어쩔 수 없었는지 당신을 바닥에 살짝 내려놓습니다. 잠시 고전하였으나... 마침내 공백은 당신의 남은 신체가 바른 자세로 고치에 기대도록 앉힙니다. 그리고 당신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들어서 목의 단면 쪽으로 가져갑니다. 이런다고 붙을진 모르겠지만... 그 전에, 그가 갑자기 멈춰서 당신에게 물어봅니다.

 

 

 

Q. "▒는 ■■대▒ ■▒가■ 원하는 ▒▒."

"너는 원래대로 돌아가길 원하는 거니."

 

 

Event 5

당신의 대답이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공백은 머리를 신체에 가져갑니다. 머리도, 남은 신체도, 모두 당신일 테지만 '나'라는 주어는 어느 쪽의 차지일까요. 아마 보통은 머리의 것이 되겠죠. 그렇다고 우리의 정신과 신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되겠지만 말입니다. 곧 머리와 신체가 맞붙습니다. 신체에 피가 안 통해서 저리는 감각, 아실 겁니다. 딱 그런 느낌이 듭니다. 다소 과해서 심장까지 무자비하게 쿵쿵 뛰지만요. 몸의 감각이 한계까지 개방됩니다. 너무 많은 것이 보이고, 너무 많은 것이 들리고, 너무 많은 것이 촉감으로 피부에 다가옵니다. 버겁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공백은...  [카드선택]

 

 

 


 

 

 

Part 6

마침내 신체의 반동이 가라앉습니다. 바닥을 짚으며 일어납니다. 쓰러질듯한 현기증을 한차례 지나갑니다. 핑핑 도는 시야를 바로잡고, 제자리에 섭니다. 어느 사이 주변은 환해졌습니다. 이곳은 당신의 장소우리의 집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군요. 당신의 눈동자는 사물의 너무 높은 지점을 바라봅니다...? 아 이런, 이번에는 집 천장에 당신이 발을 딛고 서 있습니다.

 

 

 

Q1. 집 천장에 매달려 붙어 마시는 커피 맛은 어떨까요. 궁금하셨다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Event 6

공백이 바닥 쪽에서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리고 벽면을 가볍게 노크합니다. 잠시 후 집이 또다시 육면체 큐브처럼 반 바퀴 돌아갑니다. 물론, 아까처럼 집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다만 공백이... [카드선택]

 

 

 


 

 

 

END

당신의 신체는 이전과 마찬가지입니다. 아프거나 불편한 곳, 유연하거나 발달한 곳, 매끄럽거나 흉터가 있는 부분까지 전부 말입니다. 다만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온 사방이 지나치게 선명했던 느낌은 잔재처럼 가슴 한복판에 남습니다. 오늘의 일이 무엇이 원인인지는 모를 일입니다. 일상적인 공백의 기행이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당신 주변에 영향을 준 것일까요. 공백이 당신에게 손을 내밀어줍니다. 마주 잡는다면, 그 고치만큼이나 이질적인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공란이 흘러갑니다.

'너'에게서 '나'에게로.

그렇게 '우리'가 구성됩니다.

 

 

 

공백은 당신을 [                    ]고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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