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커미션 (4) 썸네일형 리스트형 순수한 공허함이란 고상하단 표현이 과하지 않은 것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은 미신과 별다르지 않아. 단지 앞서 어른이 된 이들이 말을 아끼고 있을 뿐. 아득한 공허함이 두려워서, 살아갈 길을 만들라는 권유만 반복하지. 우리가 평생 그 아무것도 없는 백지 위를 살아야 한다고 알려줄 책임은 없으니까. BGM▷ Link 의외로 몸과 마음의 속도가 일치하는 때는 흔치 않습니다. 머릿속은 빙글빙글 도는데 두 손은 따라주지 않거나,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움직이고 보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죠. 이런 극단적인 예시가 아니라도, 우리의 일상에는 엇박자가 만연합니다. 반복되는 생활에 순종하는 두 손과 다리. 고막과 홍채. 뼈와 살. 그동안 마음은 허공에 녹아 형태를 잃어가다 불현듯 제자리로 돌아오곤 합니다. 지금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몸이 마음을 따라 한곳에 머.. 어떤 어긋남은 암시를 남긴 후 찾아온다. 삶의 주인이 그 암시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BGM▷ Link 적당한 무관심을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죠. 날씨를 사람에게 빗댄다면 오늘이 딱 그런 날입니다. 구름의 양도, 습기도, 바람도, 안온하게 가라앉아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킹스크로스역을 오가는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습니다. 역의 아치 너머로 들어오는 환한 햇빛은 그 자리의 모든 사람의 외곽에 공평하게 쏟아집니다. 플라시는 역의 세 번째 기둥 앞에 서서 고개를 숙입니다. 본래는 단정했던 긴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시야를 가립니다. 그는 성의 없는 몸짓으로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넘깁니다. 사락, 하는 옅은 마찰음과 함께 편지를 빼냅니다. 기둥 아래의 틈에서 빼낸 편지는 투박한 장소에 위탁된 것 치고는 말끔했습니다. 단정한 종이의 질감. .. 우리는 상상도 못할만큼 자신을 무성의하게 대하고 있어 그러니 누구라도 겁쟁이인 거야. 한구석의 자신에게 매몰되어 멈추어 서 있는 거지. BGM▷ Link ....사람들이 고독을 굉장히 두려워하잖아요. 그런데 자유라는 것은 외로워야 자유로운 거예요. 누군가가 이렇게 끄나풀이 매어져 있을때는 자유롭지 못해요. 만일 자식이라든지 아내라든지 또는 사회적 지위라든지 이런 끈이 묶여 있을때는 절대 자유롭지 않아요. — 故 박경리 작가 "공항으로 나가야 해. 내일까지 못 돌아올 거야." 컵에 우유를 따르던 선화와 입안으로 딸기를 가져가던 봄이가 그대로 멈춥니다. 서윤의 얼굴은 평소처럼 단정했지만 조금은 낯설었습니다. 어떤 우울감이 눈매나 뺨의 외곽선처럼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들기라도 한듯—짚어내기 어려운 표정에 두 사람이 잠시 침묵합니다. 먼저 정적을 깬 건 봄이었.. 2차지인 한정 글커미션 공지사항 - 작업의 저작권은 호롱( @HORONG_S / @HR_1_10 )에게 있습니다. - 완성작은 제가 샘플로 쓰거나 SNS에 게시할 수 있습니다. 비공개를 원하시면 따로 문의 주세요. - 커미션 대상은 1차 창작( 자캐, 커뮤, TRPG캐릭터 등 )으로 한정합니다. - 커미션 비용은 4만원. 보통 여백 포함 4천자 조금 넘는 분량이 나옵니다. 작업기간은 최대 일주일입니다. - 분량 및 가격에 대한 조율은 지양합니다. 다른 이유는 아니고 분량에 맞춰서 글을 쓰는 것이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 같은 이유로, 컨디션에 따라 분량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만 신청자분에게 추가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 스토리텔링하듯 서술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문체가 취향을 탈 수 있으니 샘플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 이전 1 다음